윤재 외할아버지

by 박보경 posted Nov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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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3주년을 맞습니다.
간암으로 오래 고생하시다 4개월 병원생활끝에  아기처럼 환하게 웃으며 찬양하다
주일 아침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지요.
왠지 가을만되면 자꾸 아버지가 그리워집니다.
막내딸 이쁘게 사는것도 착한 사위도 이쁜 윤재도 못보시고...
건강히 살아계실때보다 병원에서 많이 아파하시고 역정내시고 중환자실에서 손발 다 묶이시고 외로이 누워 면회시간만 기달리시는 아픈 기억만 자꾸 떠올려집니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홀로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천국가신것 확신하면서도 몸은 같이 있었어도 누구도 대신해줄수 없었던 혼자만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했을까? 자꾸 인간적인 맘이 듭니다.

저번주는 추수감사주일이였는데 윤재 아빠가 선물로 이지선양의 책을 사다주어서 윤재가 잠자는 동안 잠깐잠깐씩 읽다가 중환자실에서 홀로 외로움과 옆에서 죽어나가는 것을 보는게 무서웠다는 글에 혼자서 펑펑 울었습니다.
가슴이 아파 엎드리지 않으면 안될만큼...

멀다는 핑계로 추도예배드리러 가지도 못하고 정말 딸은 아무 소용없는것 같네요.

좋은날, 맘이 힘든날, 낙옆떨어지는 가을날, 길에서 나이드신 할아버지를 만날때,
병원과 앰블런스를 볼때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하고 무너져 내립니다.

윤재와 손모으고 기도했어요. 외할아버지가 천국에 먼저 가 계시는데 나중에 가면 꼭 만날수 있게 해달라고 ...

날마다 감사하고 행복한 날들이지만 가슴 한구석은 좀 허전하고 시린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