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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편지
2006.11.08 02:15

그냥 끄적끄적...

조회 수 673 추천 수 3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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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기도편지를 쓰고서..

언제 지나갔냐는 듯 달력은 벌써 11월이구요.
지난 10월 말에 네번째인가요? 기도편지를 썼더랬습니다.
출력도 다하고 봉투도 다 뽑고...
기도와 후원해주시는 분들께 한 글자라도 손으로 적고 싶어서 출력된 기도편지와 봉투를 쌓아두고 늑장을 부리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몇자씩 적기 시작했네요.
내일이나 모레쯤 우체국에 가서 발송을 하게 되겠지요.

기도편지를 쓸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참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선교사가 뭐라고 새벽마다 철야마다 눈물로 기도해주시고 주머니 떨어서 후원도 해주시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실 자신을 위해 쓰는 돈은 아깝지 않아도,
또 자식들을 위해 쓰는 돈은 아깝지 않아도,
먼 나라 가서 얼굴도 잘 안보이는 사람 후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저도 전에 후원해봐서 알고 있습니다만 금액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참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저는 결국 몰아서 일년치 한꺼번에  다 후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암튼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일 설교가 '서로 사랑하라'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쓰면 '아 이제 태국말을 많이 할 줄 아나부다~~'라는 얼토당토 않은 상상들을 하시겠으나... 교회에서만 35년간 잔뼈가 굵은 저로서는 본문만 봐도 대충 설교를 짐작할 수 있다는....켁켁..)
설교가 끝나고 성찬식을 하는데 (저희 교회는 한달에 한번씩 성찬식을 합니다. 좋다고 생각해요 ^^ )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묵상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

그 날 하염없이 흐르는 감사와 눈물로 성찬을 받았습니다.(더 이상 무슨 말을 쓰겠습니까? 표현할 수 없슴입니다)




다시 기도편지 쓴 일로 돌아와서리...
보통 제가 기도편지를 다 쓰면 아내에게 읽어보라고 합니다.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확인해달라 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아무 말 안합니다. 이번에도 그랬지요.
그런데 오늘 기도편지 뒷면에 몇 글자씩 적으면서 다시 기도편지를 읽어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기도편지는 참.... 다이나믹하지 않구나"

무슨 말인고 하면..
보통 선교사 하면 전장에 나간 용사들 정도로 생각하시잖어요 (아닌가? 아 물론 저로 인해 그런 이미지가 깨지셨다면 뭐... 할말 없습니다만...)
암튼 그래서 기도편지에는 영적 전쟁이 치열한 내용들이 올라가야 하고,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현장감이 철철 넘쳐서 '아! 선교지가 기도가 참 많이 필요한 곳이구나' 느끼게 하는...
또 앞으로 있을 어려운 일들에 동행하심을 간절히 구하는 그런 긴박감도...

허나...

내가 쓴 편지를 내가 읽어봐도 뭐 별루 전장터같은 긴박감도 없고
도대체 내가 태국에 있는 것인지 한국에 있는 것인지 구분조차 않될 것 같은....

에이... 뭐.... 지금이야 언어 공부중이니까 그런다치고
앞으로 푸른초장으로 가서 편지를 쓰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것도 참 암울...
매일같이 애들 어떻게 돌보고 있습니다하는 그런 야기들에 혹시 기도편지 받아보시는 분들이 식상하시지나 않을까 하는 쓰잘대기 없는 기우도 들었습니다.

지난 번 쿠테타 일어났을 때 좀 그런 긴박감을 조장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우수운 생각도 해봤습니다.
진압용 탱크 앞에 가서 사진도 한방 찍으면 효과도 만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쿠테타가 실상 우리에게 준 것은 그저 하루 임시 공휴일로 쉰 것 뿐이라서 그걸로 뻥치자니 우습구요. ^^

그래서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다음 기도편지부터는 용어라도 확 바꿔볼까나?
어짜피 태국 상황이 변하지 않는 이상은 제가 용써봐야 태국이 긴박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뭐 그것도 성격상 그게 잘 안될 것 같고...

(오늘 글이 막 꼬이네요. 피곤해서 그런가? 아이고 12시 넘었네...)
간만에 케니쥐아저씨의 미라클을 듣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글이 꼬이는 것 같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암튼 요약하면 저희의 기도편지가 너무 다이나믹 하지 않아도 꼭 다 읽고 기도해주세요.
기도편지같지 않고 그냥 사는 이야기 같아도 어짜피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 터전이잖아요.
기도해주시라구요.
요즘 더더욱 기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치앙마이로 가서 사역을 시작해야 하고...
내가 과연 사역을 잘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덜컥 겁이 날 때도 있답니다)
아내는 태국어 공부에 스트레스 많이 받고...
윤재는 다 알면서도 자꾸 말 안듣고...
윤서는 눈치가 빠삭해져가면서 커가고...

세명의 부양가족이 성격이 까칠해지는 날이면 저도 스트레스라는 것을 받을 때도 있답니다.
'후아나'(가장)의 책임감.....

너저분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어느덧 케니쥐 아저씨의 음악이 끝나고 트리니티 피아노 앨범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흐르고 있네요.
광천교회 새벽예배 끝나고 기도시간에 많이 나오는 곡이지요.

기도해주세요. 그리고 늘 감사해요.

저나 여러분이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임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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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상윤(DAVID) 2006.11.08 06:24
    목사님 이글이 상당히 다이나믹하네요 ㅋㅋ 아주 아주 생생 스토리라 행복합니다.
    힘내셔서 아자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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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현주 2006.11.08 09:17
    선교사님^^ 글 잘읽었어요.
    지금 그곳에 계시는것 그 자체가 대단하신거라고 늘 생각합니다.
    너무너무 대단하세요! 이상하게 다른 선교사님보다 얼굴을 뵈서 그런지 먼저 기도하게됩니다^^
    너도 이곳에서 훌륭한 기도의 중보자가 되어드릴게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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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라 2006.11.08 14:08
    그럼요.
    언니 말대루 그곳에 가서 계시는 것 자체가 다이나믹인데요 ㅋ
    요즘 새벽마다 목사님,사모님,윤재,윤서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걸요~
    화이티잉~!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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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모부 2006.11.08 19:27
    최전방인 줄 알고 자원해서 왔는디, 최전방 아니더라구....한국이 최전방인 것 같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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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용 2006.11.09 15:21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지금이 제일 힘들 때 아니겄어?
    좀 익숙해지면 더 메야할 무게가 늘어나지 않겠나...
    감당할만큼만 주시니까
    너무 다이나믹한거 구하지 말게나. ^^

    나는 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다이나믹하다네...
    배고파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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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라 2006.11.12 22:10
    솔직한고백인것 같아요. 선교사님, 사모님, 윤재, 윤서 모두가 그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말은 그렇게 하셔도 행복할거라 생각해요^^ 모두가 천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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