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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20050413
모범생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지나친 기대가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비극을 불렀다.

12일 오전 4시 25분께 충남 공주시 정안면 광정리 H고등학교 앞 도로에 세워진 쏘나타Ⅱ 승용차에서 불이나 이모(47)씨와 아내 장모(44)씨, 딸(15) 등 3명이 숨졌다.

경찰은 이 사건을 아버지가 아들의 신병과 성적부진 등을 비관해 승용차 안에 불을 질러 가족과 함께 자살한 것으로 결론졌다.

이 사건의 한가운데에 있던 아들(18.고3)은 이날 오전 8시께 화재 현장에 나타나 "내 문제로 고민하던 아버지가 승용차에 휘발유를 뿌렸고, `살고 싶은 사람은 내려라'고 해 혼자 달아났다"고 울먹였다.

이 군이 다닌 H고등학교는 전국의 상위권 학생들이 입학시험을 통해 선발돼 전원 기숙사생활을 하는 곳이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이 군은 중학교 시절 전교 1-2등을 도맡아 했고 H고등학교에 합격한 뒤 카센터를 운영하는 아버지가 동네 잔치를 벌일 정도로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 군은 입학 후 기숙사 생활에 적응을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H고등학교측은 "이 군은 지난해 가을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 수업시간에 혼자 큰 소리로 말하거나 기숙사에서 한밤에 갑자기 일어나 `다 죽여버리겠다'고 같은 방 학생들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또 "이 군은 `무사할 줄 아느냐'는 등 섬뜩한 말을 자주 중얼거리고 다른 학생들과 몸싸움을 하는 등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학교측은 지난해부터 이 군을 집 근처 학교로 전학시킬 것을 이씨 부부에게 권유했지만 이들은 "학교 안에서 벌어진 일, 학교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강경하게 맞섰다.

다른 학생들은 점점 이 군을 피하거나 두려워하게 됐고 이번 식목일에도 이 군이 학생들과 크게 싸우자 지난 9일 이 군과 같은 반 학생들의 부모 13명이 학교로 찾아와 "이 군을 다른 학생들과 격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모(48) H고 상담실장은 "이 군의 아버지는 며칠 전 아들을 데려가라는 말에 `내 아들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다', `집에 오면 동네 사람 만나기를 싫어해 증세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갈등이 심했다"고 말했다.

이 군은 경찰에서 "아버지가 `넌 내 인생의 절반이었는데 모든 게 망가졌다. 네 동생과 우리 모두 널 위해 희생하는데 넌 뭘 그렇게 겁내냐'고 말한 뒤 차 안에 휘발유를 뿌렸다"며 고개를 떨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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